1. “거친 놀이, 위험한 것 아닌가요?”
부모 상담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애가 놀이터에서 높은 데 오르려고 하고, 친구랑 장난치다 부딪히기도 해요.
이거 다치면 어쩌죠? 그냥 못하게 막아야 하나요?”
많은 교사들도 고민합니다.
“수업 시간에 쉬는 시간마다 애들이 씨름처럼 장난을 치는데,
이걸 제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할까요?”
사실 **거친 놀이(Rough-and-Tumble Play, RTP)**와
**리스크 플레이(Risk Play)**는 아이 발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절히 구조화된 위험 놀이와 몸 장난은
아이들의 자기조절 능력, 사회성, 용기를 길러주는 핵심 훈련장이 됩니다.
2. 리스크 플레이: 두려움과 용기의 경계에서 배우는 뇌
리스크 플레이란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통제 가능한 놀이를 말합니다.
- 높은 곳 오르기
- 빠른 속도 달리기
- 낯선 장소 탐험
- 물·불·날카로운 물건 다루기(안전 지도 전제)
이런 활동에서 아이는 뇌 속에서
위험지각-감정조절-운동계획 회로를 동시에 가동합니다.
- “이 정도 높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 “넘어지면 다칠까? 다시 시도할까?”
이는 곧 위험 감수 능력 + 신중한 판단력을 함께 훈련하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노르웨이·호주 연구팀의 대규모 조사에서는,
리스크 플레이를 충분히 경험한 아동일수록 불안 수준이 낮고,
새로운 도전에 더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3. 러프앤텀블(RTP): 장난 몸싸움 속의 사회 규칙
RTP는 흔히 말하는 ‘장난스러운 몸싸움’입니다.
씨름, 뒤엉켜 구르기, 잡기 놀이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때 아이들은 단순히 힘을 겨루는 게 아니라, 규칙과 사회적 합의를 배우고 있습니다.
- “여기까지만 하자!” → 자기조절 신호
- “너 세게 하면 나도 안 놀아” → 상호합의
- “세게 했다가 미안” → 갈등 조정
연구자 Pellegrini는 RTP가 공격성을 억제하고
사회적 서열·협력 구조를 학습하는 기제로 작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자녀 사이 RTP는 공격성 조절과 감정 관리의 중요한 맥락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4. 현장 사례: “거친 놀이로 바뀐 교실 분위기”
한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서, 쉬는 시간마다 몸싸움 같은 장난이 잦아
교사가 처음에는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몰래 하다가 더 크게 다투는 일이 생겼습니다.
교사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 매트가 깔린 안전 구역을 만들고,
-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며,
- ‘멈춤’ 신호를 만들었습니다.
놀랍게도 몇 주 뒤 아이들의 갈등이 줄고, 수업 중 집중력이 올라갔습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장난 몸싸움에서 갈등을 미리 연습하면서,
교실 속 규칙도 더 잘 지킨다”고 말했습니다.
5. 교사·부모가 활용할 수 있는 실천 전략
① 안전-도전 매트릭스 만들기
- 도전 난이도(높이, 속도, 거리)를 1~5단계로 구분.
- 아이가 스스로 수준을 선택하도록 유도.
② 세이프워드(안전 신호) 도입
- “그만”이라는 단어를 모두가 존중.
- 즉시 중단 → 합의 → 재개.
③ 균형·점프·협상 활동
- 균형 잡기 게임: 도전+안정 조율.
- 점프·달리기: 속도·거리 조절 학습.
- 협상 과제: 놀이 중 발생한 갈등은 스스로 합의하도록 지도.
6. 데이터 기록 템플릿
균형대 걷기 | 3 | 2회 | 재도전 | “조금 무서워” | - | 30초 |
러프앤텀블 | 2 | 5회 | 멈춤 신호 | “세게 하지 마” | 2회 | 즉시 |
7. 영재교육 관점에서의 의미
영재교육에서 흔히 간과되는 것이 용기와 자기조절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창의적 성취를 이루는 영재들은 **위험 감수(risk-taking)**와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 리스크 플레이 경험 아동: 새로운 과제에 대한 불안 수준이 낮음
- RTP 경험 아동: 팀워크·리더십 과제에서 사회 규칙 준수 능력 ↑
- 영재교육 연결: 과학탐사, 로봇 메이킹,
무대 발표 등 고위험·고도전 과제에 적극 도전 가능.
AI 시대에는 정보와 지식은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 후 다시 일어서는 태도는 어떤 인공지능도 대신 길러주지 못합니다.
8. 부모와 교사를 위한 조언
- 전면 금지보다 구조화된 허용: 안전 환경·명확한 규칙·교사의 감독 아래 진행.
- 부상 두려움보다 학습 기회: 작은 긁힘·넘어짐도 성장 과정으로 수용.
- 편향 경계: 거친 놀이=문제행동으로 단정하지 말 것. 놀이의 맥락을 먼저 파악.
9. 마무리와 다음 예고
거친 놀이와 리스크 플레이는 위험을 만드는 게 아니라, 위험을 다루는 훈련장입니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자기조절, 용기, 사회 규칙을 배우며 미래의 도전 과제를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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